개두릅나물, 장석남 개두릅나물 장석남 개두릅나물을 데쳐서 활짝 뛰쳐나온 연둣빛을 서너 해 묵은 된장에 적셔 먹노라니 새 장가를 들어서 새 먹기와집 바깥채를 세내어 얻어 들어가 삐걱이는 문소리나 조심하며 사는 듯하여라 앞 산 모아 숨쉬며 사는 듯하여라 엄나무 ; 두릅나뭇과에 속한 낙엽 활엽 교목.. 짧아도 긴...詩 2013.06.12
산이 기다린다, 이생진 산이 기다린다 - 이생진 "오늘도 산에 갈래요?" 비오는 날 아내 목소리도 젖었다 "가 봐야지 기다리니까" "누가 기다린다고" "새가 나무가 풀이 꽃이 바위가 비를 맞으며 기다리지" "그것들이 말이나 할 줄 아나요" "천만에 말이야 당신보다 잘하지" 그들이 말하는 것은 모두 시인데 아내는 .. 짧아도 긴...詩 2012.09.02
강가에서 / 윤제림 강가에서 윤제림 처음엔 이렇게 썼다. 다 잊으니까 꽃도 핀다 다 잊으니까. 강물도 저렇게 천천히 흐른다. 틀렸다. 이제 다시 쓴다. 아무것도 못 잊으니까 꽃도 핀다 아무것도 못 잊으니까. 강물도 저렇게 시퍼렇게 흐른다. 짧아도 긴...詩 2007.09.07
노독 / 이문재 노 독 이문재 어두워지자 길이 그만 내려서라 한다 길 끝에서 등불을 찾는 마음의 끝 길을 닮아 물 앞에서 문 뒤에서 멈칫거린다 나의 사방은 얼마나 어둡길래 등불 이리 환한가 내 그림자 이토록 낯선가 등불이 어둠의 그늘로 보이고 내가 어둠의 그늘로 보이고 내가 어둠의 유일한 빈틈.. 짧아도 긴...詩 2007.08.07
후박나무. 하나 / 이용범 후박나무 . 하나 이용범 한여름 후박나무 잎에 벌레되어 온몸으로 그대에게 ㅂ ㅗ ㄱ ㅗ ㅅ ㅣ ㅍ ㄷ ㅏ 쓰고 싶습니다. 짧아도 긴...詩 2007.07.16
어느 날 / 박형진 어느 날 박형진 밤새 몸부림쳐도 가 닿지 않는 이루지 못할 사랑의 저 눈부심이여 찬란히 피어나는 햇살 그 끝에 너는 밤새워 머리를 감아 빗은 아픈 내 연인으로 비껴 있구나 다가서면 멀어지는 말이 없는 가슴 속 이 안타까움은 어찌하랴 행여 가까이 올까 멈춰 서 바라보면 그 길 끝에 .. 짧아도 긴...詩 2007.07.08
이름 부르는 일 / 박남준 이름 부르는 일 박남준 그 사람 얼굴을 떠올리네 초저녁 분꽃 향내가 문을 열고 밀려오네 그 사람 이름을 불러보네 문밖은 이내 적막강산 가만히 불러보는 이름만으로도 이렇게 가슴이 뜨겁고 아플 수가 있다니 짧아도 긴...詩 2007.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