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익는 냄새 589

탬플스테이

6월 21일에 입소하여 다음 날 퇴소하는 짧은 절간 생활을 했다. 종교를 초월한 친구들과... 하지의 열기가 대단했던 날이었지만 새벽예불의 시원함과 저녁산책에서의 산내음은 어디서도 체험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누군가 탬플스테이를 생각한다면 직지사를 권하고싶다. 네 가지의 포행코스가 있어서 좋다. 명적암에 오르는 길 사명대사명상길, 야외명상센터, 운수암 오르는 길. 황악산의 정기를 듬뿍 안을 수 있다. 아래 사진은 공양간 드나드는 길에 저녁햇살이 살풋 든 담이다.

밥 익는 냄새 2022.06.24

앵두가 익어가는 경복궁

경복궁엘 가려 했던 건 아니다. 착각으로 한 시간 일찍 약속장소에 도착할 뻔 했다. 그러느니 전철 한 구간 사이의 경복궁에나 가보자 이렇게 됐던 것, 어쩌다 경복궁이 된 것이다. 내려야 할 정거장에 거의 도달했을 때 비로소 시각이 눈에 뇌리에 들어왔다. 한시간 일찍 왔네. 이태 전쯤 언젠가도 그런 적이 있었는데... 또 내 나이를 탓하려다가 누구든 그럴 수 있어 하며 나를 위로했다. 어쩌지? 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지? 그러던 중 다음역은 경복궁역이라는 멘트가 귀에 꽂히며 최선이고도 신속한 판단이라 여기고 후다닥 내렸다. 한 걸음 한 걸음 경복궁 쪽으로 걸음을 옮겨놓으며 잘 내렸어, 이 기회에 이즈음의 경복궁을 보는 것도 좋고말고

밥 익는 냄새 2022.05.28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

집근처에서 전철타면 갈아 타지 않고서도 친구들 약속장소로 가는 데엔 별불편없다. 안국역에 내려 경찰서 옆 좁은 골목길이 나를 부르기나 하는 듯이... 처음 본 좁디좁은 골목길이 거기 있었다. 허름하고 보잘것없이 나지막한 음식점 몇 개가 있는 골목. 도심 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소박한... 그 길로 들어서서 예기치 않게도 김수영시인을 만나고 노통을 만난다. 생각지도 않게.. 하지만 내 맘속은 환하게 들어차는 무엇이 있었다. 그래서 핸폰 꺼내 찰칵해본다. 시인의 스승은 현실이다.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 시인의 얼굴 아래위로 쓰여진 글귀. 사색에 들게 한다. 사람사는 세상, 바람이분다 展이 열린다는 포스터. 전시 날짜에 맞춰 난 또 좁다란 골목길을 걸어볼 것이다.

밥 익는 냄새 2022.05.09

오늘산책 2022. 4. 11.

양재천변길은 좋은 한때가 지나려한다. 벚꽃이 만발했을 땐 가서 걷지도 않았다. 벚꽃길 즐기는 인파를 상상만으로 잠시 절연했고 오늘 오전 산책을 나서는 내앞에 하얀 연기처럼 번지는 벚꽃잎들! 벚꽃이 어느새 지고 있었다. 산책방향을 수정하여 양재천으로... 오전이라고 걷는 이들이 적진 않았다. 비스듬히 햇살은 들이치고 바닥에 벚꽃은 좍 누워있고 오늘은 그야말로 꽃길 걸었다.

밥 익는 냄새 2022.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