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익는 냄새

여치의 꿈 2

나침반테스 2006. 5. 9. 08:50

 

 

 

 

아침 식사를 하며 어제 다녀온 정선에 대한 얘기가 또 자연스레 나왔다.
내가 먼저 입을 떼었다.
"여치의 꿈이라... 여치는 어떤 꿈을 가지고 있을까?"
아이가 멀뚱히 나를 바라보기에 또 내가 말을 이어갔다.

 

 

 

 


"아~~ 아마도 여치의 꿈은, '나를 보러 사람들이 많이 왔으면' 하는 게 꿈일거야.
그래야 여치의 모습이 전국적으로 알려지잖아, 그치?"
"아니아, 엄마. 여치는 벌써 꿈을 이뤘다구..."
"꿈이 뭐길래? 니가 알아? 그리고 꿈을 이뤘는지 니가 어떻게 알아?
여치한테 물어봤어? 응?"

 


"여치가 이층이잖아."
"그래서?"
"여치가 사랑을 찾았잖아."
"아! 여치의 꿈은 사랑을 찾는 거였어?"

 

 

 

 

아이의 상상의 세계는 아름다웠다.
여치의 모습을 보면 누구라고 짝짓기하는 모습이라고 생각은 할 거다.
그러면서도 이미 순수를 잃어버려선지 감히 거기에 대한 언급을 되도록 피한다.

 


무궁화호 열차 두 대가 정선 산골짜기에 초록 여치로 탈바꿈되어
아이들이 꿈꾸는 그런 사랑을 하고 있다.
누가 봐도 사랑하는 모습이다.
어른들은 말하지 못하는 사랑을 아이들은 거침없이 말한다.
아이들의 순수가 부럽다.

 


우리가 보고온 여치 두 마리는 어젯밤도 서로의 온기로 찬이슬을 묵묵히 이겨냈을 거다.
< 여치의 꿈 > 보러 가보세요.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서울에서 좀 먼 게 흠이라면 흠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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