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쿠키처럼 파삭거렸다.
아몬드처럼 고소해졌다.
애플파이처럼 엉겨서
새콤달콤했다.
잼과 꿀을 발라먹는 식빵처럼 부드러운 여름날이었다.
치즈같은 시간이었다.
마가린 같은 한
낮이었다.
생크림같은 강물이었다.
호두같은 햇볕이었다.
초콜릿같은 바람이었다.
거품기에 묻혀 올라온 달걀 흰자처럼 구름이
흘렀다.
어떠세요 무지 달콤하죠?
책을 읽다가 요기 바로 이 부분을 읽다가
군것질 하고 싶은 갈증을 도저히 이길 수
없었어요.
누구라도 이 충동을 참기 어려울 걸요.
냉동실을 뒤져 인절미가 들어있는 도시락을 꺼내고
딱 세 개만 프라이팬에 올리고 식용유를 위에 조금 뿌려서
뚜껑을 덮은 채로
지지익 소리가 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불을 끄고 잠시 기다렸다가 (불 위에 절대 오래 두면 안 됨)
접시에 담아서 내려놓은 원두커피와
곁들여서...
위의 달콤한 얘기에 반에 반도 미치지 못하지만...
위의 달콤한 얘기는 시인이자 소설가인 유용주가 쓴 자전소설
"마린을 찾아서" 의 일부분.
그가 빵공장에서 일할 때 여름 어느날 빵공장 식구들과
냇가에
물놀이 나왔다가 우중충한 빵공장을 벗어난 한 때를
이렇게 달콤하게 표현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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