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넘기는 소리

나의 삼촌 브루스리, 천명관

나침반테스 2013. 10. 11. 15:22

 

 

 

 

 

 

 

 

 

 

브루스리, 이소룡을 좋아하여 그처럼 살려고 노력한 사람의 이야기.

흥미로운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즐거움에 빠져든 소설이었다.

 

나의 삼촌, 나보다 5살 많아 함께 유년시절을 보낸 삼촌.

나의 할아버지가 할머니 몰래 낳은 자식.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다음 우리집에 들어온 내 아버지의 배다른 동생.

 

서자출신의 삼촌은 어려서부터 이소룡을 흠모하여 그와 같이 살기를 원했고

그저 손동작발재간을 부리는 권법을 닮으려 한 것이 아니라 이소룡의 안팎을 다 닮으려 했다.

어쩌면 그보다 더 내면적으로는 순수하고 정의롭게 살았다 할 수 있다.

 

충무로바닥에서 으악새배우("으악"하는 외침과 함께 죽는 단역)로 살았지만

절대 치사하게 살지 않았고 구차스럽게 상대를 제압하려 하지도 않았다.

한 사람의 일대기이지만 그가 살았던 70년대 80년대 90년대.

모든 면에 안정되지 않아 인권의 사각지대였던 한 시절, 삼청교육대의 실상도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충무로 영화판에서 여러 해를 지낸 작가.

이 소설을 끝으로 영화를 소재로 한 소설은 그만 쓸 것이라 단언했지만

천명관의 독특한 개성이 잘 드러나는 소설은 아무래도 영화와의 관계를 그려내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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