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발표 이후 4년 만에 출간된 조정래의 장편소설이다.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 등의 대하소설에 비하면 분량면으론 짤막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최후의 인간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장기수로 복역하다 전향한 윤혁의 이야기이다.
사회주의의 몰락을 규명하는 부분이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전향을 하여 자본주의 속에 흡수되어 살게되는 이념형 인간의 "인간으로 거듭나기"를 그려냈다
윤혁은 1960년대에 남파되었다.
대략 20년의 수형생활을 하고 전향하여 출옥했다. 보호관찰 대상자이다.
옥중에서 익힌 능숙한 영어와 일어 실력으로 번역 일을 하며 생활한다.
그러기까지엔 옥중에서 알게된 강민규(노동운동가)의 도움이 크다.
역사, 그것은 인간의 삶이었다. 이데올로기, 그것도 인간의 생산물이었다 그것들은 인간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고 인간에게만 필요한 것들이었다. 특히 이데올로기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발명품이었다. P119
마르크스주의란 기본적으로 밥 먹는 철학인데도 그것을 실현시키지 못해
결국은 스스로 몰락하고 말았다. P113
남쪽에 사는 가족들이 그리도 전향을 원했건만 혈육이 죽어나가는 걸 보고도 전향하지 않던 윤혁은
독방에서 겪는 불면증, 어지럼증, 이명, 환청 등의 병마를 이겨내지 못하고 전향한다.
그러면서 내면으론 자본주의에 동조한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고뇌한다.
강민규의 설득으로 윤혁은 수기를 쓰게된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한 여인을 만나고 그녀가 기거하는 보육원으로 거처를 옮긴다.
인간답게 살고자 한 연습이 결실을 본 것이라 해야하나?
남과 북의 냉전은 아직 존재하지만 소련의 몰락으로 세계정세는 변하고 있다.
우리시대의 마지막 모습으로 볼 수 있는 이념에 대한 치열한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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