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근처에서 전철타면 갈아 타지 않고서도 친구들 약속장소로 가는 데엔 별불편없다. 안국역에 내려 경찰서 옆 좁은 골목길이 나를 부르기나 하는 듯이... 처음 본 좁디좁은 골목길이 거기 있었다. 허름하고 보잘것없이 나지막한 음식점 몇 개가 있는 골목. 도심 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소박한... 그 길로 들어서서 예기치 않게도 김수영시인을 만나고 노통을 만난다. 생각지도 않게.. 하지만 내 맘속은 환하게 들어차는 무엇이 있었다. 그래서 핸폰 꺼내 찰칵해본다. 시인의 스승은 현실이다.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 시인의 얼굴 아래위로 쓰여진 글귀. 사색에 들게 한다. 사람사는 세상, 바람이분다 展이 열린다는 포스터. 전시 날짜에 맞춰 난 또 좁다란 골목길을 걸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