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 6

앵두가 익어가는 경복궁

경복궁엘 가려 했던 건 아니다. 착각으로 한 시간 일찍 약속장소에 도착할 뻔 했다. 그러느니 전철 한 구간 사이의 경복궁에나 가보자 이렇게 됐던 것, 어쩌다 경복궁이 된 것이다. 내려야 할 정거장에 거의 도달했을 때 비로소 시각이 눈에 뇌리에 들어왔다. 한시간 일찍 왔네. 이태 전쯤 언젠가도 그런 적이 있었는데... 또 내 나이를 탓하려다가 누구든 그럴 수 있어 하며 나를 위로했다. 어쩌지? 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지? 그러던 중 다음역은 경복궁역이라는 멘트가 귀에 꽂히며 최선이고도 신속한 판단이라 여기고 후다닥 내렸다. 한 걸음 한 걸음 경복궁 쪽으로 걸음을 옮겨놓으며 잘 내렸어, 이 기회에 이즈음의 경복궁을 보는 것도 좋고말고

밥 익는 냄새 2022.05.28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

집근처에서 전철타면 갈아 타지 않고서도 친구들 약속장소로 가는 데엔 별불편없다. 안국역에 내려 경찰서 옆 좁은 골목길이 나를 부르기나 하는 듯이... 처음 본 좁디좁은 골목길이 거기 있었다. 허름하고 보잘것없이 나지막한 음식점 몇 개가 있는 골목. 도심 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소박한... 그 길로 들어서서 예기치 않게도 김수영시인을 만나고 노통을 만난다. 생각지도 않게.. 하지만 내 맘속은 환하게 들어차는 무엇이 있었다. 그래서 핸폰 꺼내 찰칵해본다. 시인의 스승은 현실이다.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 시인의 얼굴 아래위로 쓰여진 글귀. 사색에 들게 한다. 사람사는 세상, 바람이분다 展이 열린다는 포스터. 전시 날짜에 맞춰 난 또 좁다란 골목길을 걸어볼 것이다.

밥 익는 냄새 2022.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