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엘 가려 했던 건 아니다. 착각으로 한 시간 일찍 약속장소에 도착할 뻔 했다. 그러느니 전철 한 구간 사이의 경복궁에나 가보자 이렇게 됐던 것, 어쩌다 경복궁이 된 것이다. 내려야 할 정거장에 거의 도달했을 때 비로소 시각이 눈에 뇌리에 들어왔다. 한시간 일찍 왔네. 이태 전쯤 언젠가도 그런 적이 있었는데... 또 내 나이를 탓하려다가 누구든 그럴 수 있어 하며 나를 위로했다. 어쩌지? 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지? 그러던 중 다음역은 경복궁역이라는 멘트가 귀에 꽂히며 최선이고도 신속한 판단이라 여기고 후다닥 내렸다. 한 걸음 한 걸음 경복궁 쪽으로 걸음을 옮겨놓으며 잘 내렸어, 이 기회에 이즈음의 경복궁을 보는 것도 좋고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