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서 인용한 부분처럼 아내를 보낸 뒤 에르베 종쿠르는 종종 호수를 찾아 아내를 떠올리고
지구 반대편을 돌아다닌 자신의 지난 날을 돌이켜 보곤 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낸다.
2007년 10월에 개봉 목표로 영화화 되고 있는 소설이다.
이 책엔 서문도 발문도 없다.
선입견없이 그냥 읽어보라는 거다.
담백해서 좋다.
그는 바람부는 날이면 종종 공원을 가로질러 호숫가로 산책을 나가호수에 일렁이는
잔물결을 몇 시간 동안이나 바라보곤 했다.
호수의 물결은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다채로운 무늬를 그리며사방으로 퍼져 나가고 있었다.
불어오는 것은 한줄기 바람에 불과해도 마치 수천 줄기의 바람이 거울 같은 호수 표면을
때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너무나 가벼운, 어디서 불어오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신비로운 바람.
바람부는 날이면 에르베 종쿠르는 종종 호솟가로 내려가 몇 시간 동안이나
호수를 바라보곤 하였다.
그곳에서 무언가를 찾아내려는 것처럼 보였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알 수 없는 모습들을 호수 위에서 그려보고 있는 것도 같았다.
산들거리는 잔물결 속에서 일렁이는 도무지 알 수 없는 그의 인생을.
( P196-197 )
19세기 중반, 프랑스가 소설의 배경이다.
에르베 종쿠르는 누에 알을 먼 나라 일본에서 밀수입하여
프랑스에 판매하는 일을 한다.
누에 알이 부화될 염려없는 추운 계절에 그 일을 한다.
10월에 프랑스를 떠나면 다음해 3월이나 4월에 프랑스로 돌아오곤 하였다.
혼자 시간을 보내는 날이 많은 아내의 편에서 묘사된 부분은 소설에서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아내가 남편에게 일본어로 써보낸 편지의 내용은
상당히 에로틱하다.
먼 나라 일본에서 연정을 품은 어느 여인의 시선을 견제하는 장치이다.
그 편지를 일본의 어느 여인이 보낸 것이 아니란 사실을 아내가 죽은 후에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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