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 가서 담배 한 갑을 사듯이 5분짜리로 한 통 주세요,
한 시간짜리로 한 통 주세요,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상상의 극치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자기의 인생 대차대조표를 만들어보던 남자는 자신이 35년을 빚지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시간을 통 속에 넣어 팔면 어떨까?하는 상상을 하다가 특허를 얻어 실제로 시간을 팔게 된다.
처음 5분짜리는 별 문제가 없었다.
시간의 단위가 점점 커지면서 문제는 발생되고...
체제는 붕괴되고 있었고, 경제는 무너졌다. 유동성이라곤 전혀 없었다. 노동력도 없었다.
모두 35년의 T를 샀기에 아무도 일하러 가지 않았다. 또한 사람들의 소득이 없었기에
수요도 사라져버렸다. 공급도 없었다. 노동자들이 없는 기업은 생산성이 제로였다.
자유주식회사뿐 아니라 국민전체가, 전국이 채무불능 상태가 되었다.
TC는 아파트 주차장 구석에서 충전한 5분짜리 플라스크, 그 다음에는 2시간짜리 상자,
그 다음으로는 일주일짜리 T상품, 그리고 뒤이어 35년짜리 컨테이너로 세계에서 가장 선진국이던
'어떤 나라'의 자유경제체제를 순식간에 무너뜨리고 말았다. 재계에서는 상황을 분석하기 위해 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아직 T가 있을 때 정부에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이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2시간짜리 상자가 출시되었을 때 아직 상황의 방향전환이 가능했을 때 정부에
압력을 넣지 않은 것을 한탄했다. 국민들은 이제 모두 자기 T의 주인이었고 그 어떤 해결책도 없었다.
< P 155, 156 >
시간의 노예가 된 우리의 삶을 신랄하게 비판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린 소설이다.
내 시간의 주인은 나이다. 돈을 주고 시간을 살 수도 없을 뿐더러 내게 주어진 시간을 아무쪼록
가치있게 써야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책장 넘기는 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만인을 기다리며, 존 쿳시 (0) | 2007.08.06 |
---|---|
어린 왕자를 찾아서. 김화영 (0) | 2007.08.03 |
당신들의 천국, 이청준 (0) | 2007.07.16 |
친밀감, 하니프 쿠레이시 (0) | 2007.07.11 |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0) | 2007.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