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20분, 내 자명종이 울리면 요즘같이 해가 늦게 뜨는 때는 일어나기가 싫다.
밍기적대다 까딱 잠이라도 다시 드는 날에는 난리 부루스 추는 날이 되고 말지만 올핸 아직 그런 날이 한 번도 없었다.
자리에서 일어나며 기지개(氣志開) 를
(기지개의 한자는 없는 걸로 알지만 주변의 기운과 내 몸의 기운을 맞춰 두 팔을 벌리며 열어재치는 의미로 ㅎㅎ)
켜고 방을 나와 현관으로 가 신문을 주워 든다.
다음으로 잠옷을 벗고 욕실로 가 머리를 감고 세수한다. 하루를 여는 행동 중에서 머리를 감는 걸 우선으로 하는 건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도 좋지만 아이를 학교 보내놓고 난 뒤, 적어도 머리가 젖어 있으면 잠자리에 다시 들어가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신문을 대충만 살피고, 아침을 준비한다.
가스렌지를 켜서 빵, 만두, 호박을 찐다든지 할 때엔 시간이 좀 걸리기에 신문 살피는 것보다 우선할 때가 있지만
대체로는 전자렌지에 간단히 데우는 것, 과일 손질 하는 것만으로 10분 정도면 아침이 차려진다.
"희망이 학교 잘 다녀와~~"
지수가 학교에 가고 나면 신문을 다시 보고나서 청소를 한다.
요즘같이 날씨가 추운 날에도 앞뒤로 창문을 다 열고 먼지 털고 침대정리하고 청소기를 돌린다.
환기를 시키는 동안 밤새 추운 베란다에 있었던 화초들,
(올해엔 화초를 거실로 들이지 않았다, 대신 밤에 잘 때에 베란다에서 거실로 통하는 문을 조금 열어두어
거실 온기를 걔들과 나누는 방법을 취했고 영하 9도를 오르내리는 새벽기온에도 끄떡없이 견디는 화초들)
또 환기를 시키는 동안 얘들이 추워서 어쩌나 하는 걱정도 되지만 화초들도 환기를 좋아할 거라는...ㅎㅎ
청소하고 나면 일어나자마자 세탁기에 넣어놓은 빨래들이 다 됐다고 딩동거린다. 물론 세탁기를 매일같이 돌리는 건 아니지만,
빨래를 널고 그제서야 컴 앞에 앉아 블로그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된다.
댓글도 쓰고 내 댓글에 답하기도 하고,
그런데 벌써 여러날째 내 블로그엔 댓글이 없다.
내가 친구들 블로그에 가서 댓글 단 것에 대한 답글만 읽을 뿐이고...
가을에 친정집안이 시끄러웠고 캐나다에서 온 동생도 오래 머무느라 우리집엔 친정식구들이 북적이기도 했다.
그렇게 가을이 깊었고 가을을 느낄 새도 없이 겨울이 닥치고 눈도 몇 차례 내렸고 동생은 바로 일주일 전 목요일에 돌아갔다.
이제 좀 주변이 정돈 되는 듯하다는 느낌이 오며 내 블로그를 너무 게을리 했다는 자책이 밀려왔다.
방명록에 나뭉치님의 한 마디를 듣고서야 더욱 더... ㅎㅎ
일상의 얘기를 적는 "밥익는 냄새"는 거의 두 달이 되도록 한 마디도 포스팅하지 않은 무성의.
쓸 얘기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굳이 써야 하나? 하는 의문에 스스로 답을 내리지 못하는 사이에 시간은 잘도 가주었다.
그 사이 읽은 책도 리뷰를 쓰기에 귀찮았지만,
아무래도 1Q84(이찌큐하찌욘)에 대해선 하고싶은 얘기가 많은데 그것도 시간이 좀 지나고 나니 심드렁해지고
그냥 재미있고 진도 잘 나가는 책이니 읽어보시라는 얘기로 대신하고 싶다.
뭐, 맘이 동하면 또 리뷰를 끄적일지...
나도 보통의 아줌마라 연예인에 관심이 많다.
특히 신민아, 유지태를 좋아하고 가수 중에서 나훈아, 하춘화, 김세레나를 제외하곤 거의 모든 연예인을 다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배용준이 발로 썼다는 한아여(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도 사보게 되었다.
연예인이 쓴 책인데 뭐? 하는 선입견을 무색하게 하는 책이라 일독하기를 권하고 싶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행을 하다가 자기만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노력이 보이지 않고 이미 알려진 각 분야의 유명인을 찾아가
아름다움을 다시금 재확인 재발견하는 측면으로 쓰여진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대단하다, 여러 곳을 다니며 사진도 찍고 체험도 가진 것이.
아주 사적인 내 얘기지만 애당초 이런 사적인 얘기를 쓰기로 정해진 것이었고
살아가는 얘기 속에 진정한 나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서로 사는 얘기 나누며 블로그친구들을 사귀었던 것인데
한참 동안 사는 얘기를 들려주지 않는 것은 친구들에 대한 예의가 부족한 것이라 여긴다.
이제 그간의 내 속내를 털어놓으니 뭔가 한 부분 내 임무를 다한 듯한..., 착각이래도 용서를 구하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