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시들어가던 중 그중 생생한 놈들을 골라 다시 꽃꽂이해준 적은 있다.
다른 꽃보다 먼저 시드는 장미를 건화로 만들어 본 적도 있다.
뭔가 내 생활에 윤기가 돌았던 때라 할까?
젊었을 때라 할까?
하여간 정성을 들이며 살았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으로 읽혀질지 모르지만
모든 것에서 이내 심드렁에 젖어버리는 지금과는 달랐던 때라고 할 수 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쓰여질지 모른다는 예감에 잘 모셔둔 발사믹식초병과
또 다른 양념병을 꺼내 건화를 꽂아본다.
꽤나 정성들이며 살던 때의 빈병과
심드렁으로 지내는 빈가슴이 합쳐지는 꽃꽂이라고나 할까.
하나는 거실 책꽂이 위에 두고 하나는 내 침대옆에 둬본다.
2015.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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