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가지처럼 유연해져야 하리라 ㅎㅎㅎ
2011. 12. 올팍
아까 저녁참에 무척 바빴다.
버섯을 데치고 보리차 끓이고 그러니까 두 군데 깨스는 불이 켜진 상태,
보리찻물은 끓기 시작, 시험공부하는 지수를 불러 불을 꺼달라 부탁하고
김치부침개를 하려고 벌건 김칫물을 뚝뚝 흘리며 김치를 썰고 있던 중,
또 부침개에 콩나물을 함께 넣으려면 콩나물을 꺼내서 씻어야 하는데 등의 생각이 마구 얽히는 순간,
누군가 벨을 눌러요.
김치국물 묻은 손을 닦고 인터폰을 드는데 웬 낯선 여자가 액정에 뜬다.
-누구세요
-인사를 드릴 일이 있어서...
처음보는 여자가 ...얘기를 들을 겨를도 없이
- 인사 받을 일 없어요.
하고 소리를 냅다 지르며 인터폰이 깨질 듯 얹어놓는다.
-엄마 그땐 액정으로 사람만 확인하고 아무런 대꾸를 하지마.아무도 없는 것처럼...
그러는 거에요. 지수는...
어린 딸이 나보다 더 현명한 대처를 하는데,
그러고 나서도 그 여자로 인하여 화가 부글부글~~~
지가 뭔데 나한테 인사를... 대체 뭔 일로 인사를...할 일 없는 년 같으니라고.
궁시렁궁시렁 했다니까요.
그러고도 한참동안 화가 부글부글... 부침개를 만들어 지수에게 먹이고 나서는 좀 가라앉는다.
부침개를 먹으며 지수는
-엄마 화를 지나치게 낸 거 알아요? 병걸린 사람같이...
그제서야 ,아~~!내가 너무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왜 이러지?
치매에 걸리면 화를 지나치게 내고 그런다던데...
제목은 화 다스리기이면서 결국은 화 다스리기가 잘 안 된다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