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넘기는 소리

모서리에서의 인생독법, 김원우

나침반테스 2009. 1. 27. 21:18

 

 

 

 

 

모 일간지에서는 연초기획으로 작가가 추천하는 작가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맨 처음으로 신경숙이 박완서의 "친절한 복희씨"를

박완서가 김연수의 "밤은 노래한다"

다시 김연수가 김원우의 "모서리에서의 인생독법"을 추천하게 된 것이다.

릴레이 추천의 양식을 띄고 있으니 이번 주엔 김원우가 또 누구의 책을 추천할 것이다.

그런데 누구를 추천할지 기대되기 보다는 약간 겁이 난다.

 

 

지난주에 김연수가 추천한 "모서리에서의..."은 나부터도 그랬지만 일반적인 독자들이

별로 좋아할 취향의 소설이 아니라는 거다.

독자를 공부시키는 소설이다.

어떤 면으로는 이런 책을 많이 읽어야 우리의 문화적 성향이 고급화되고 발전할 소지가 많기도 하다.

소설을 쓴 김원우를 탓하기 앞서서 추천한 김연수에게 원망을 돌리고 싶다.

가볍고 무겁고를 떠나 재미도 있으며 책장이 쉽게 넘어가고 우리의 보편적인 관심사를 담고 있어야 한다.

내겐 "친절한..." 가 가장 맞는다고 할까?

 

 

 

 

 

 

 

 

세 가지 이야기가 하나의 소설로 이뤄져 있다.

세 가지가 별개의 이야기는 아니고 서로 연관이 있다.

 

 

서울이 아닌 도시에서 정형외과병원을 경영하며 사는 의사가 걸어온 길을 써내고 있다.

서양의학이 우리나라에 발판을 마련하는 과정과 월남민들의 생활터전 마련의 길이 아주 소상히 그려져 있다.

요즘 잘 쓰지 않는 순수 우리말을 활용하여 만연체의 문장이 대부분이어서 쉽게 읽혀지지 않는다.

 

 

책 속에 나온 낯선 우리말을 몇 개만 소개하자면,(너무 많아서 처음부터 32쪽까지만)

도섭스러운 ; 수선스럽고 능청맞게 변덕을 부리는 태도가 있다.

느루 ; 한꺼번에 몰아치지 않고 두고두고 오래도록.

모도리 ; 빈틈없고 야무지고 이해에 밝은 사람.

능준하다 ; 표준이상으로 넉넉하다.

눈비음 ; 남의 눈에 들도록 겉으로 꾸미는 일.

김바리 ; 약고 꾀가 많은, 이익을 내다보며 남보다 앞질러서 차지하려는 사람.

살똥스러웠다 ; 말이나 짓이 독살스럽고 당돌하다.

수통스러움 ; 부끄럽고 분한 마음.

나뱃뱃하다 ; 작은 얼굴이 나부죽하고 염치가 있어 보인다.